- 내가 등장하지 않는 영화 감상형 꿈. 장르는 아마도 어반 판타지에 이능배틀.
- 어린 시절 나쁜놈(모 비밀조직의 보스)에게 험한 짓(이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납치감금사육인지 유전자조작인지 정신개조인지 아니면 그 모두인지 전혀 모르겠음)을 당했던 열 두 명의 청소년이 나이 먹어 돌아와서 나쁜놈에게 복수를 하는 내용이었음.
- 전반부는 기억에 없고 (어쩌면 처음부터 없었는지도 모른다) 후반부만 조금 남아있다. 복수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그 열 둘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저주가 돌아와 하나씩 처참하게 - 하지만 대부분 '괜찮아, 이 정도면 만족해' 하며 미소를 머금은 채 - 세상에서 사라지는 내용이었다.
- 마지막 에피소드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한 밤중이었다. 국적이 일본인 남자아이였다. 열 두 청소년 중엔 제일 어린 아이였다. 남자아이는 복수를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여자아이를 라멘집에서 만나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두 살 연상이었다. 이름은 모모코였고 남자아이는 '모모'라고 불렀다. 떠나기 전에 남자아이가 '다녀오면 고백하겠다'는 복선을 깔았던 모양이었다. 대사는 없었지만 여자아이는 '오늘 밤은 같이 있을 거지?'하고 눈으로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고 물었다. 여자아이는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남자아이는 다시 한 번 '이렇게 같이 있는데 아직도 모르겠어?' 하고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아이에게는 어려지는 저주가 걸려 있었다. 이미 두 살 연하가 아니라 여섯 살쯤 연하인 모습인데 여자아이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남자아이는 라멘집을 나왔다. 여자아이가 따라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밖은 공원이었다. 가로등은 거의 켜있지 않았다. 남자아이는 혼자 어둠 속으로 걸어갔고 그러는 동안에도 계속 조금씩 어려졌다. 딱 한 번 힐끗 뒤를 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유치원생 정도의 나이였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 카메라가 고정되어 있어서(;;) 남자아이는 어려지는 동시에 원근에 의해 한없이 작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시야에서, 세상에서 사라졌다.
- … 라고 쓰면서 깨달았는데 이 연출 영화 <빅> 결말이랑 닮았다?;; 본지 이십년쯤(…) 돼서 정확하진 않지만 최소한 내 기억에는 저런 식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인상깊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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