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크루즈를 즐기고 있었다. B가 물에 빠졌다. 바다 한복판이었다. 빠진 사람이 묘하게 여유롭긴 했지만 상황 자체는 급박했다. 파도가 밀려와 B의 얼굴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A 어딨어! A가 수영 제일 잘 하는데! 없어? 그럼 아무개는? 걔도 없어? 하는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나는 내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래야 될 것 같았다. 나는 갑판에 굴러다니는 튼튼한 튜브를 끼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B를 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위에서 튜브에 달린 줄을 끌어당겨 주었다. 다들 B를 보살피는 동안 나는 갑판 구석에 서서 몸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생각했다.
이 정장 비싼 건데. 실크인데. 드라이클리닝 비싼데. 소금물이라 원상복구 안 될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다음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사람이 물에 빠졌다. 죽을 뻔 했다. 생명을 구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앞에서 드라이클리닝값 5만원(이라고 꿈속에서는 생각했다. 실제로는 5천원쯤 함)을 아까워할 수 있지? 내가 정상이 아닌가? 혹시 나는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내 5만원이 소중한 사람이었나? 소시오패스인가?
그렇게 무한 자학하다 꿈이 끝났다. 요즘 이런 패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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